안녕하세요. 성소수자부모모임 하늘입니다.
광주는 언제나 불의에 가장 먼저 목소리를 내고, 사람의 존엄을 지키는 데 주저하지 않던 도시였습니다. 그 오랜 정신이 오늘 광주퀴어문화축제의 곳곳을 채우고 있는 45개의 연대의 현수막처럼 다시 살아 움직이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는 이 장면은 광주가 지켜온 민주와 인권, 그리고 평화의 가치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한 도시가 성숙해진다는 건 거창한 정책이나 선언이 아니라, 바로 이웃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외면되던 이들이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친구이고, 우리의 동료이며, 우리 가족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마음. 그 작은 마음의 변화가 결국 모두가 어울려 살아가는 도시로 나아가는 가장 단단한 기반입니다.
광주는 이미 그 길을 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광주퀴어문화축제가 그 선두에 서있습니다.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조금씩 더해지고, 차별 없이 함께 살 수 있는, 우리는 그 미래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이 자리에서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성소수자부모모임은 언제나 이 길의 한가운데에서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을, 우리 이웃을,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 나온 모든 분들을 존엄한 존재로 인정하며 끝까지 지지할 것입니다. 누군가의 존재가 존중받는 축제, 그 마음이 일상까지 이어지는 사회를 우리 모두가 함께하길 바랍니다.
오늘 우리는 품위 있게, 당당하게, 그리고 기쁘게 축제를 즐길 것입니다.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이 축제의 이유이고, 변화를 만들어내는 힘입니다.
우리의 걸음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이 축제의 마음을 안고,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더 넓은 세상에서 다시 만납시다! 연대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