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문] 2021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 촉구 30일의 도보행진 #1110평등길 부산 출정식 기자회견

 

 

안녕하세요? 성소수자부모모임입니다. 오늘 저희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두 활동가와 함께 걷고자 이렇게 부산에 왔습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과 그 당위성을 우리는 이미 지난 15년 동안 목에서 피 맛이 나도록 절규해왔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동료시민들을 떠나보내야만 했습니다. 특히 올해, 정말 많은 성소수자들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또한 생존해내고 있는 수많은 성소수자 분들이 지금까지도 매 순간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버티고 있습니다. 성소수자 자녀를 둔 부모로서 정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픕니다. ‘만일 차별금지법이 있었더라면, 적어도 최소한의 법적인 안전망이라도 있었더라면, …’하고 수없이 되뇌었습니다. 이렇게 우리 아이들 그리고 나의 동료들이 계속 죽어나가고 있는데, 시민을 대표한다는 국회는 대체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습니까!

 

국회는 4개의 법안이 발의되는 동안 논의나 심사조차 하지 않고, 국민동의청원 심사마저 그 기한을 연장시켜 나중으로 미루었습니다. 정치권은 한국사회에 만연하고 심화된 차별과 혐오에 대해 분명한 책임이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우리는 두려울 것도 물러설 곳도 없습니다. 정치권이 눈귀를 닫고 회피하며 책임을 나중으로 미룰수록, 우리는 끈질기게 그들의 얼굴에 우리 존재를 들이밀고 시끄럽게 외쳐댈 것입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과 온라인 농성에 이어서, 우리는 부산에서 국회까지의 30일간 도보행진 여정을 시작합니다. 이 도보행진에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활동가 미류님과 종걸님께서 대표로 수고해주십니다. 성소수자부모모임 또한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 속한 단체로서, 그리고 동료 시민으로서 짧게나마 직접 현장에서 함께 걸으며 평등길을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사실 저희가 걸을 구간은 매우 짧습니다. 나머지 구간은 두 활동가 분들께 맡겨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두 분을 그저 멀찍이 응원만 하고 있지는 않을 겁니다. 평등길을 만들어 나가는 그 여정은 줄곧 함께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자리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우리가 가는 길을 곧 평등길로 만들기 위해 행동하고 투쟁하겠습니다.

 

여기 계신, 그리고 차별금지법 제정의 뜻을 함께 하고 계신 시민 여러분들께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이 발걸음에 부디 함께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