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성소수자부모모임의 하늘입니다. 반갑습니다.

 

먼저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해를 거듭할 수록 극우 개신교 혐오세력의 조직적인 방해, 시청과 구청의 행정차별은 더욱 교묘하고 극심해지는데 이에 적극 대응하며 안전하고 평등한 축제를 만들어주시는 조직위원회분들께 늘 죄송스럽고 또 감사한 마음입니다. 

 

사실 인천퀴어문화축제는 성소수자부모모임에게 특히나 각별합니다. 저희 영화 <너에게 가는 길>에서도 큰 장면 중 하나로 나오듯, 2018년 1회 인천퀴어문화축제 당시 혐오와 폭력, 고립의 경험은 저희 내부에도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영화에서 나비님이 “이런 세상에서 살고 있단 말이야?”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축제날 하루만이라도 성소수자로서 당당히 드러내고 모여서 즐기겠다는데 이마저도 엄청난 반발에 부딪힌다는 걸, 당사자들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혐오와 차별을 피부로 직접 느끼게 된 사건이었습니다. 

 

성소수자부모모임은 그 이후로 투사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자조모임에서 인권단체로 성장했습니다. 내 자식이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되려면 성소수자가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하고, 결국 모든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하니까요. 이렇게 나설 수 있도록 부모들을 새로운 세상에 초대해준 우리 자식들, 성소수자분들이 우리는 너무나 고맙고 또 자랑스럽습니다. 성소수자의 부모이자 동료시민으로서 성소수자의 인권 증진과 반차별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 하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노력할 겁니다. 

 

성소수자부모모임에는 이름처럼 부모들만 활동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부모, 당사자와 더불어 가족, 친구, 동료, 지인 등 앨라이이자 동료시민들이 함께 만들어나가는 공동체로 확장해왔습니다. 그리고 더 큰 성장과 도약을 앞두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10월에는 서울, 영남, 호남 지역에 이어 충청 지역 모임을 발족합니다. 12월에는 월례 정기모임이 100번째를 맞이합니다. 그리고 창립 10주년이 되는 내년에는 앨라이 운동으로서 새로운 활동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반인권 혐오세력들이 아무리 퀴어를 지우려고 한들, 그럴수록 우리는 더 크게 우리 여기 있다고 외칠 겁니다. 더욱 단호하고도 끈질기게 맞설 겁니다. 
퇴행하는 듯 여러모로 지난한 요즈음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가시화와 연대는 더욱 크고 넓고 또 단단해지고 있다는 감각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싶습니다. 여러분의 든든한 뒷배 중 하나로 성소수자부모모임이 있다는 걸 기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