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성소수자부모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는 비비안입니다.
대전에서 세 번째 퀴어문화축제가 열렸습니다. 매년 이 자리가 이어진다는 것, 그리고 매년 많은 분들이 함께한다는 것이 저는 결코 당연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 축제를 만들어온 모든 분들의 용기와 수고에 먼저 감사드립니다.
성소수자부모모임은 지금 서울을 비롯하여 부산, 광주, 그리고 대전에서 매월 지역모임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지역 모임을 열 때마다 확인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 사회 어느 곳에도, 혼자 감당하고 있는 당사자와 가족이 반드시 있다는 사실입니다.
대전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 나오지 못한 분들, 아직 말하지 못한 분들이 분명 있습니다.
저희는 그분들을 생각하며 오늘도 여기 섰습니다.
어느새 부모모임에서 활동한 지도 10년이 되었습니다. 가끔은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그때와 비교해서, 우리는 정말 나아졌을까 하고요. 아직 차별금지법도 없고, 혐오의 말들은 더 거칠어지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울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처럼 이렇게 대전에서 세 번째 퀴어문화축제가 열리고, 해마다 많은 분들이 이 자리를 지켜주고 계신 모습을 보면
우리가 아주 조금씩이지만 분명히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구나, 그 사실을 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변화는 늘 빠르지 않았습니다. 앞으로의 길도 결코 쉽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여러분과 함께라면 이 길도 끝까지 걸어갈 수 있겠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의 만남이 서로에게 그런 믿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함께 걸어갑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