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명] 아이들을 혐오 속에 방치하는 교육부는 누구를 위한 교육부인가?
교육부는 ‘혐오·차별 표현 대응 가이드북’에서 성소수자 관련 내용을 즉각 복원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라!
오늘 우리는 국가 교육 기관이 앞장서 우리 아이들의 존재를 지워버렸다는 참담한 소식을 접했다. 교육부가 전국 학교에 배포하겠다고 만든 ‘혐오·차별 표현 대응 가이드북’에서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이라는 단어는 물론, 성소수자 학생들이 겪는 사이버 폭력, 단체대화방 배제, 강제 아웃팅 등의 피해 사례와 보호 지침이 전면 삭제되었다. 차별과 혐오를 예방하겠다는 지침에서, 학교 현장에서 가장 취약한 위치에 있는 성소수자 학생들을 의도적으로 지워버린 것이다.
더욱 분노스러운 것은 교육부가 밝힌 삭제 이유다. 교육부는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성소수자 내용이 들어가면 반대 민원 등으로 학교 배포가 부담스럽다”고 했다는 이유를 댔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편견에서 비롯된 반대 민원에 굴복하여 차별을 막아야 할 정부가 오히려 혐오에 자리를 내어준 꼴이다. 혐오성 민원이 국가의 평등 원칙과 학생 보호의 의무를 무력화하는 거부권이 되는 현실 앞에 부모들은 슬픔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성소수자부모모임을 찾는 부모들과 청소년들의 이야기는 절박하다. 교실 안에서 매일같이 혐오와 조롱을 참아내며 스스로를 숨겨야 하는 아이들,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하고 학교폭력의 피해를 입는 아이들, 그 고통을 견디다 못해 결국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을 보며 부모들은 매일 피눈물을 흘린다. 학교는 모든 아이들에게 동등하게 안전한 울타리여야 한다. 교육부의 이번 결정은 교실에서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너희는 국가의 보호 대상이 아니다, 너희에 대한 혐오는 용인될 수 있다는 절망적인 신호를 보낸 것과 다름없다.
우리 부모들은 단 한 명의 아이도 존엄성을 부정당하거나 혐오 때문에 목숨을 끊는 일이 없는 세상을 바라며 살아간다.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 인권은 표 계산이나 혐오성 민원의 타협 대상이 될 수 없다.
성소수자 학생 역시 대한민국 교육이 보호해야 할 소중한 우리의 아이들이다. 교육부는 가이드북을 즉각 복원하고, 모든 학생이 존엄과 안전을 보장받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책임을 다하라.
2026년 8월 28일
성소수자부모모임